'철의 여인'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브렉시트부 신설해 탈퇴파 중진 임명
탈퇴운동 이끈 존슨 외무장관 기용…재무 해먼드, 내무에 여성의원 루드 발탁
각료 명단 이틀 내 추가 발표…"내각에 여성 상당수 포진할 것"


테리사 메이(59)가 13일(현지시간) 제76대 영국 총리에 공식 취임했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1990년 총리에서 물러난 지 26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총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 이후 20일 만이다.

메이 총리 내정자는 이날 오후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자리에서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여왕에게는 통치 기간 중 13번째 맞는 총리다.

여왕 알현 후 다우닝가 10번지(총리관저)로 간 메이 신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정부를 구성해달라는 여왕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총리 취임 사실을 알렸다.

메이 총리는 사회적 정의에 헌신하고 "영국을 모두를 위해 일하는 국가로 만드는" 통합된 정부를 약속했다.

그는 또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우리는 거대한 국가적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그레이트브리튼이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해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럽연합을 떠나면서 세계에서 대담하고 새로운 우리의 긍정적인 역할을 한 새로운 긍정적 역할을 만들 것"이라며 희망을 강조했다.

메이 신임 총리는 취임 성명을 마친 뒤 곧바로 새 내각의 일부 장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경제를 책임질 재무장관에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을 임명했다.

해먼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메이와 같이 EU 잔류를 지지했고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는 메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메이 신임 총리는 EU 탈퇴 운동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외무장관에 기용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분열된 당의 통합을 강조한 맥락에서 이해되는 인선이다.

한때 총리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던 여성 의원인 앰버 루드 에너지장관을 요직인 내무장관에 임명했다.

메이 신임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 신설될 브렉시트부에 EU 탈퇴파 데이비드 데이비스 의원을 임명했다.

2005년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바 있는 중진 데이비스 의원은 EU 탈퇴 공식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외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은 유임됐다.

탈퇴파 리엄 폭스 전 국방장관이 국제통상차관에 기용됐다.

반면 전임 캐머런 내각의 '2인자'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새 내각에서 자리를 얻지 못했다.

그는 국민투표 운동 기간 EU 탈퇴 진영으로부터 '공포 프로젝트'를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새 내각에 참여할 장관들이 앞으로 이틀 내 추가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각을 앞두고 영국 언론들은 여성 의원들이 새 내각에 상당수 포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이는 오는 19일 첫 내각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메이는 내각 진용을 짜는 대로 EU 27개 회원국과 새로운 관계를 정하는 브렉시트 협상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는 연내 공식 협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메이 총리와 주요 EU 지도자들이 오는 9월 초 중국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메이 총리가 EU 내 27개국 정상들과 회동하는 것은 오는 10월 20~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전임 데이비드 캐머런은 2010년 보수당을 총선 승리로 이끈 이후 6년 2개월 만에 브렉시트 국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yna.co.kr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