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재법정이 사실상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는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중국은 관영언론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격하게 반발했다.

13일 인터넷 기반의 뉴미디어인 '관해해국'(觀海解局)에 따르면, 국영 중국중앙(CC)TV는 전날 메인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新聞聯播)의 전체 방송시간 30분 중 16분을 할애해 남중국해 보도에 할애했다.

CCTV는 먼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유럽연합(EU)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남중국해 도서는 예로부터(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토", "중국정부는 판결을 불수용, 불인정한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전했다.

리 총리는 EU 측에 객관적, 중립적 입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CCTV는 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성명, 이번 판결에 대한 대만의 반발, 중국에 대한 국제적 지지, '중화인민공화국 성명'과 '중국 외교부 성명' 등을 잇달아 소개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이날 중국군은 "당당하게 중재판결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행동으로 국제법을 수호할 것", "각종 위협과 도전에 대응할 능력이 있다"며 "우리 영토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남해(문제)에서 누가 승리하고 누가 패배했는가, (이를 아는) 역사는 웃고 있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이 매체는 판결대로 한다면 중국의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베트남명 쯔엉사군도)는 단지 몇 개의 고립된 '점'(암초 등)만 남게 될 것이고 배타적경제수역(EEZ)는 물론 영해조차 남지 않게 된다며 인류 역사상 있어본 적이 없는 "가소로운"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