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냐 바위냐…오키노토리 지위 논란 가능성
"타국 재판 제기 가능성, 심각하다" 일본, 판결문 상세히 검토


일본은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판결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서 호재라고 보면서도 자신의 영유권 주장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설정한 거점인 산호초지대 '오키노토리시마'(沖ノ鳥島)가 섬이 아닌 바위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PCA 판결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가 만조 때 물 위에 있는지나 인간의 거주 및 독자적 경제활동 유지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서 이 지역은 섬이 아니며 중국이 주장하는 EEZ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유엔 해양법 조약은 '만조 때도 수면 위에 있는' 지형을 섬으로 정의하며 '인간의 거주 또는 독자적 경제생활 유지가 불가능한 바위는 EEZ나 대륙붕을 지니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춰본다면 오키노토리시마는 섬이 아니라 바위이거나 EEZ를 인정할 수 없는 지형이라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약 1천700㎞ 떨어진 곳에 있는 오키노토리시마는 산호초와 바위 등으로 구성됐으며 밀물 때에는 대부분 물에 잠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아사히(朝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수면 위로 유지되는 면적 합계는 10㎡가 못 된다.

중국은 이곳이 섬이 아닌 바위라고 주장해 왔다.

섬(일본어의 '시마'<島>)이라는 뜻을 담아 오키노토리시마라고 부르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일본 정부는 이곳을 섬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본은 1987년부터 주위를 콘크리트로 덮는 공사를 벌였고 1991년 가로 20m, 세로 80m 크기의 받침대를 세우고 그 위에 감시·관측용 건물까지 세웠다.

또 섬이라는 주장을 근거로 일본 영토보다 넓은 일대 약 40만㎢의 EEZ를 일방적으로 설정해놓고 있다.

이번에 PCA가 내놓은 판결은 일단 당사국인 중국과 필리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키노토리시마에 대해 타국이 비슷한 취지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어 일본 정부는 이를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앞으로 타국이 중재재판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어 심각하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13일 전했다.

일본 정부는 PCA의 판결문을 상세하게 검토하며 대응 논리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