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일간 마약용의자 72명 사살돼…도주 중국인 거물 마약상에 사살 경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신임 대통령이 마약 소탕전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7일 밤 국영방송 'PTV4'를 통해 방영된 인터뷰에서 마약 매매 용의자와 이들의 뒤를 봐주는 지방 관료, 경찰관 등이 얽혀 있는 차트까지 제시하며 강력한 대처 의지를 밝혔다.

그는 "지방의 많은 시장이 불법 마약 거래에 연루돼 있다"며 마약상과 이들의 '보호자'는 자살할 것을 촉구했다고 GMA 방송이 전했다.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 5명이 마약 매매 연루 의혹이 있다며 명단을 공개하고 현직 간부들의 보직을 해임하는 동시에 경찰청에 수사를 지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재규어'라는 별명을 가진 중국인 마약상을 지목하며 "필리핀에 다시 돌아오지 마라.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중국인은 중국 폭력조직 삼합회의 멤버로, 필리핀 중부 비사야스 지역에서 마약조직을 운영하다가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중국인 거물 마약상 2명을 언급하며 "탈옥하지 마라. 교도소 밖으로 나오려다가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마약상의 암살 위협을 알고 있다며 자신이 죽으면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경찰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공격적인 마약범 단속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1주일 동안 마약 용의자 72명이 사살됐다고 일간 인콰이어러넷이 보도했다.

하루평균 10명가량의 마약 용의자가 죽은 셈이다.

이 중 43명은 경찰의 총에 맞아 죽었다.

나머지 29명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경단'의 의해 사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약 용의자 즉결 처형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총기 남용과 인권침해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일부 의원은 의회도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