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지 않은 물질로 확인…경찰, 인종차별 범죄로 보고 수사

영국의 첫 무슬림 출신의 상원의원에게 배달된 편지에서 의심스러운 '백색 가루'가 발견돼 이 의원의 사무실이 있는 의회 일부 공간과 주차장 등이 한동안 폐쇄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런던 경찰과 의회 사무처 당국은 7일(현지시간) 오전 11시30분에 배달된 편지에 백색 가루가 들어 있다는 나지르 아흐메드(59) 의원실 직원의 신고를 받고 곧바로 이 의원의 사무실과 의회 주차장, 테라스 등 의회 일부 공간을 폐쇄했다.

인도 카슈미르에서 태어나 11살 때 영국에 온 아흐메드 의원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추천으로 1998년 무슬림 출신으로는 첫 의원이 됐다.

문제의 편지 겉봉에는 의회 사무처의 검색이 완료됐다는 표시가 찍혔고, 속에는 인종차별의 비하하는 욕설이 쓰인 또 다른 봉투에 백색 가루가 담겼다.

언론들은 욕설을 'p**i filth'(p**i 오물)라고 표현했으나 '파키(paki·파키스탄인의 준말)'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조사 결과 백색 가루가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1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2시께 경계 조치를 해제했다.

아흐메드 의원은 AFP 통신에 "경찰이 백색 가루를 화학 또는 생화학 사건으로 취급했고, 조사 결과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조 콕스 하원의원의 피살 사건이 발생했던 터라 이번 사건이 무섭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23일 국민투표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론이 나온 이후 인종차별 사건과 외국인 혐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도 인종차별 또는 외국인 혐오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