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와 손잡고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갖춘 커넥티드 카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자동차는 알리바바가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 ‘윈OS’를 내장했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시동을 걸고,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을 낼 수 있는 스마트 자동차다.

세계 스마트폰 OS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은 이미 독자적인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를 내놨다. 알리바바의 참여로 애플과 구글이 중국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만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알리바바의 마법…이번엔 '커넥티드 카'
◆자동차사업 진출한 알리바바

7일 제일재경일보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전날 본사가 있는 저장성 항저우에서 상하이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커넥티드 카 ‘로위(Roewe) RX5’ 출시 행사를 열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로위RX5 가격은 배기량에 따라 대당 9만9800~18만6800위안(약 1700만~3200만원)이다.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인 톈마오와 상하이자동차 직영 대리점은 지난 6일부터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로위 RX5는 윈OS를 통해 기존 자동차에서는 보기 힘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탑승하기 전 시동을 걸고, 운전자가 “덥다”는 말로 에어컨을 켤 수 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나 주유소에선 윈OS에 깔려 있는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운전자가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말하면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커피숍을 검색해 자동 안내한다.

◆“커넥티드 카 ‘IoT 시대’ 열 것”

알리바바와 상하이자동차는 2014년 7월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2년간 커넥티드 카 개발에 10억위안(약 1726억원)을 쏟아부었다.

알리바바는 커넥티드 카의 필수 구성요소 중 하나인 모바일 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100억위안(약 1조7264억원)을 들여 관련 서비스업체인 오토내비를 인수했다. 다른 중국 완성차 업체들과도 커넥티드 카 공동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이처럼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커넥티드 카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왕젠 알리바바그룹 기술위원회 위원장은 “스마트폰이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열었다면 커넥티드 카는 IoT 시대를 열어젖힐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세계 커넥티드 카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자 애플과 구글은 각각 독자 개발한 커넥티드 카 OS인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애플은 40개, 구글은 17개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커넥티드 카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기업도 커넥티드 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 세계 최대 네트워크장비 업체인 미국 시스코와 제휴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