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시 독재자 통치방식 취할 가능성 있어"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칭찬'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그가 과거 독재자들에게 했던 호의적인 발언들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미국 CNN방송과 NBC뉴스는 트럼프가 후세인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 독재자나 절대 권력자들에게 유독 후한 평가를 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트럼프의 과거 발언들을 정리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5일 미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롤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후세인을 언급하며 "그가 잘한 게 뭔지 아느냐? 테러리스트를 죽인 일이다.

그건 아주 잘했다"고 두둔해 논란을 일으켰다.

살아있는 각국 정상 가운데 트럼프가 유독 호감을 나타내는 인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트럼프는 작년 12월 푸틴이 자신을 "특출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재능있는 인물"이라고 칭찬하자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을 "훌륭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앞선 CBS와의 인터뷰에서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난 (오바마와 다르게) 푸틴과 아주 잘 지낼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이날 인권유린 혐의로 제재대상에 올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다른 대선주자와는 다르게 접근한다.

트럼프는 지난 1월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김정은을 '미치광이'로 규정하면서도 그가 아버지 김정일 사망 후 정적들을 제거하고 젊은 나이에 정권을 잡은 것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이는 매우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그의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

김정은은 우리와 장난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그가 말하는 핵 위협이 허풍이 아님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엔 이탈리아의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쓴 '양으로 100년을 살기보다는 사자로 하루를 살겠다'는 글귀를 트위터에서 리트윗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는 이후 NBC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무솔리니의 글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좋고, 재미있는 말이다.

무솔리니의 글귀라고 해서 뭐가 달라지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작년 10월 같은 프로그램에서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두둔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후세인과 카다피 같은 독재자가 아직 정권을 잡고 있었더라면 세계는 지금보다 100% 나았을 것이라고 발언했고, 카디피 덕분에 자신이 많은 돈을 벌었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본선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여성, 이민자들에게 막말과 인신공격을 쏟아내는 트럼프가 유독 독재자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전략가이자 젭 부시 캠프의 대변인이었던 팀 밀러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독재자들의 강력한 통치방식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밀러는 "트럼프가 세계를 보는 시각에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면서 "대선 주자가 악랄하고, 비민주적인 독재자들을 지속해서 칭찬한다는 것은 만약 필요하다면 그들의 통치방식을 취하겠다는 뜻이고, 그런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