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대홍수 피해 재연 우려"…대만도 초긴장

정주호 특파원·류정엽 통신원 = 중국 창장(長江) 유역의 집중호우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58년만의 초강력 태풍 네파탁이 대만과 중국에 접근, 이들 국가 방재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첫 태풍으로 현재 대만 동부해상에서 초강력 태풍으로 세력이 커진 네파탁은 7일 저녁 대만에 상륙해 관통한 다음 중국 동부연해를 타고 북상해 한반도 서해상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만 중앙기상국은 이날 오전 7시15분(현지시간) 현재 대만 동부에서 서진 중인 태풍 네파탁이 초속 58m의 태풍으로 발달하며 1958년 이래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당국은 전날 해상 및 육상에 태풍경보를 발령하고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대만 신정부의 재난대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판단 아래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30일부터 1주일째 호우 피해를 겪고 있는 중국 중부 및 동부지방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초강 태풍이 내습함에 따라 비상 상태에 접어들었다.

호우경보가 여전히 발령돼 있으며 아직 범람한 물도 빠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1998년 6월 2개월간에 걸친 집중호우로 24개 성(省)이 홍수 피해를 입으며 3천4명이 숨지고 2억2천만명의 이재민을 냈던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창장 중하류 지역에서는 지난달 30일 이후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우박, 산사태 등으로 6일 현재 140명이 사망하고 41명이 실종됐으며 이재민도 2천700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창장 중류의 우한(武漢)에는 일주일간 570㎜의 폭우가 이어지며 피해가 속출했다.

1991년 1주일간 543㎜가 내렸던 이후로 최고 강우 기록이다.

현재 우한 도심은 침수로 교통 등 각종 도시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후난(湖南)성에 이어 우한을 방문, 재해 대비상황을 점검하고 구호 작업을 독려했다.

리 총리는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은 만큼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군과 무장경찰에 재해대응 노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재해대비 노력에도 불구하고 급증하는 도시인구에 비해 각 도시의 배수인프라와 도시관리 능력의 발전 속도가 더딘 탓에 상습 침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집중호우 피해는 1998년 당시보다는 덜 한 것으로 평가했다.

기상전문가들은 이번 우기의 강우량이 1998년 때보다 더 많기는 하지만 강우 집중도가 낮아지고 지역도 넓게 펼쳐지며 피해가 덜했다고 전했다.

18년전 홍수는 창장뿐만 아니라 푸젠(福建)성 민장(민<門+蟲>江), 광둥(廣東)성의 주장(珠江), 동북3성의 송화강(松花江)까지 영향을 미쳤다.

한편 태풍 네파탁은 오는 10∼11일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며 전국적으로 많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

(상하이·타이베이=연합뉴스)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