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칭찬'하는 발언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저녁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롤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후세인은 아주 나쁜 사람이었다"고 운을 뗀 뒤 "그러나 그가 잘한 게 뭔지 아느냐? 테러리스트를 죽인 일이다.

그건 아주 잘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현재 이라크는 테러리스트를 위한 하버드 대학이 되고 있다"며 "만약 테러리스트가 되고 싶으면 이라크로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후세인을 '칭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작년 10월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나와 후세인과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같은 독재자가 아직 정권을 잡고 있었더라면 세계는 지금보다 100% 나았을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의 발언이 비판을 불러오자 공화당 인사들이 트럼프와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고 WP는 전했다.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후세인은 20세기 가장 사악한 지도자 중 한 명"이라며 "후세인은 화학무기를 이용해 대량학살을 저질렀다"고 트럼프와 다른 입장을 밝혔다.

본선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외교총책인 제이크 설리번도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가 잔인한 독재자를 칭찬한 것은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