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3차원(3D)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 건설에 1조5000억엔(약 16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끝낸 도시바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 따라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도시바, 반도체 투자 '16조 융단폭격'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공장에 3D 낸드를 생산할 새 공장을 건설하고, 기존 공장에는 최신 설비를 도입한다. 욧카이치공장은 원래 지난 5월 웨스턴디지털에 인수된 미국 샌디스크와 도시바의 합작공장이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세계 1위인 웨스턴디지털은 샌디스크를 인수하면서 샌디스크·도시바 간 제휴관계를 승계했다.

3년간 1조5000억엔에 이르는 투자액은 지금까지의 투자 규모보다 약 30% 많다. 메모리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D램 낸드 등 반도체에 투자한 돈이 약 1조3000억엔이다.

이번 투자로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연합은 3D 낸드를 본격 양산한다. 3D 낸드는 평면 낸드의 회로를 수직으로 세운 제품이다. 평면 미세공정 기술이 10나노미터(㎚)대에서 한계를 맞으면서 이를 뛰어넘기 위해 개발됐다. 평면 낸드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데다 전기소모량마저 적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32단부터 양산을 시작, 고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휩쓸고 있다. 작년 4분기부터는 48단 3D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 도시바는 올 상반기 3D 낸드 양산을 시작했으며, 하반기 48단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 도시바는 2015회계연도 실적에선 거의 제로였던 3D 낸드 생산비율을 2017년 50%, 2018년 8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