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인 폴린 핸슨…'이민 반대·기후변화 과장' 주장

호주의 극우성향 여성 정치인이 연방 의회를 떠난 지 18년 만에 재입성하면서 의회에 이민 반대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호주 언론매체들은 3일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폴린 핸슨(61)이 2일 실시된 연방 상원 선거에서 퀸즐랜드 지역에 출마, 사실상 당선을 확정 지었다고 전했다.

핸슨은 선거가 끝난 뒤 "사람들이 나를 원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단지 선호도에서 밀려 선거에서 졌고 이후 18년 동안 노력해 왔다"며 주요 정당들이 보통 호주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하나의 국가'(One Nation)당 소속으로 나선 핸슨은 이번 선거가 상하원 동시 해산으로 상원의원 절반이 아니라 전원을 교체하게 된 데다 상원 투표 규정이 그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뀌면서 손쉽게 의회 복귀가 가능하게 됐다.

핸슨은 강경한 내용의 반이민 기치로 지난 30년간 호주 사회에서 가장 사회적 갈등을 일으킨 인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1996년 무소속 의원으로 첫 의회연설을 하면서 정부의 차별 없는 이민정책을 공격했고, 호주가 아시아인들로 뒤덮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후 난민정책과 관련한 표적을 무슬림으로 확대하면서 무슬림의 이민이나 무슬림 난민의 재정착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또 기후변화의 위협이 과장돼 과학자나 관계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공격해왔다.

핸슨은 1998년 재선에 실패한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고향 퀸즐랜드에서 연방 및 주 의회 선거에 최소 8차례 도전하면서 의회 재입성 기회를 엿봐왔다.

핸슨은 시사평론가와 작가로 활동하는 한편 호주판 '댄싱 위드 더 스타스'(Dancing With the Stars)에 참가자로 나서는 등 대중과 호흡을 함께 하며 출마 준비를 해왔으며 선거에 앞서 당선을 낙관한 바 있다.

이번 선거가 집권세력인 자유당-국민당 연합과 주요 야당인 노동당 간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한 정당의 과반 의석 획득이 어려워 보여 상원 내 그의 발언권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녹색당은 3일 핸슨의 당선이 확정적인 것으로 드러나자 "현대 호주 사회에 인종주의적이고 편협한 시각을 가진 핸슨이 설 자리는 없다"며 핸슨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