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中의 4분의1 임금요인에 日의류업체 등의 생산거점

지난 1∼2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분자들의 테러로 일본인 7명을 포함해 20명이 희생됨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일본 기업뿐 아니라 다른 나라 기업들에도 직원과 그 가족의 안전에 경고음이 울려 대안 마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작년 10월 방글라데시의 북부 랑푸르 지역 카우니아 마을에서 인력거를 타고 가던 일본인 남성이 괴한의 습격을 받아 살해된 사건에 이어 이번엔 다카에서 최악의 테러사건으로 일본인들이 대거 숨진 사건이 발생하자 일본에선 방글라데시 안전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3일자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현재 방글라데시에는 일본 기업 약 240개가 진출해 있으며, 이들 중 약 80%가 나사·고무·플라스틱 부품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인구 약 1억 6천 만 명의 방글라데시는 공장 노동자 임금이 중국의 '4분의 1' 수준이어서 노동집약형 업종의 일본 기업들이 많이 진출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중국에 거점을 뒀던 섬유·의류 업체들이 방글라데시로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중저가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패스트리테일링은 2008년부터 방글라데시의 위탁 가공업체에서 제품을 생산해왔으며, 2013년 다카에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현재 방글라데시에 점포 9곳을 운영 중이다.

일본 기업들이 대거 진출한 것은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뿐 아니라 방글라데시의 높은 성장률을 고려한 것이다.

방글라데시 국내 총생산(GDP) 실질 성장률은 2011년 이후 6%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세계은행 전망치를 보면 올해도 6.3% 성장이 예상된다.

경제 성장과 함께 철도, 교량 등 인프라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일본은 2014년도까지 5년간 방글라데시에 약 1조 6천 억 엔(17조 8천 982억 원) 규모의 개발 원조를 했다.

양국 간 교역 규모가 급속히 커지면서 작년 일본의 대 방글라데시 수출액은 1천 663억 엔(1조 8천 602억 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테러를 계기로 현지 치안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이미 진출한 240여개 일본 기업의 활동은 물론 일본 기업들의 신규 투자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요미우리는 내다봤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