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의 사망자를 낸 방글라데시 다카의 식당 인질 테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전략변화를 시사한다고 미국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IS가 거점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점령지 상당 부분을 잃고 세력이 약화되자, 남아시아로 눈을 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IS는 앞서 연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다카 인질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다카의 유혈극이 이라크·시리아에서의 IS 거점 약화와 때를 같이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IS가 이제는 세계 도처에서 테러 행위를 모의하고 지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최근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통해 1만여 명을 체포하고 이중 194명에 대해서는 국내 반군과의 연계 혐의를 잡은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금까지 국제 테러조직의 국내 침투 가능성을 부인했는데, 이번 인질 테러로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의 알리 리아즈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반군조직과 국제 테러조직의 결탁을 자꾸 부인만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면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아주 잘 짜인 공격"이라고 말했다.

서방 정보 당국에게도 이번 인질 테러는 'IS의 변신'에 대응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얹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격퇴 작전을 지속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IS가 해외에서 자행하는 민간인 대상 테러에 대비하는 숙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다카의 인질 테러가 IS의 전술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남아시아는 이슬람 테러단체가 큰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던 곳이었는데, 이번 다카 테러가 IS 추종 세력의 급증을 입증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번 테러를 IS가 자신들의 행위로 주장하고 나선 것만 보더라도 남아시아의 테러 조직원들이 시리아·이라크의 IS세력과 서로 소통하고 있으며, IS의 지하드(성전) 요구에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뉴델리에서 '평화와 분쟁 연구회'라는 단체를 이끄는 아니메시 로울은 WSJ에 "방글라데시의 이슬람 그룹이 IS와 정기적인 접촉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IS가 직접적이고 물적인 지원을 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나아가 인도에서도 IS와의 연계가 의심되는 테러단체 조직원들이 최근 체포된 사실을 상기시켰다.

인도 대테러 전담기구인 국가수사국(NIA)과 경찰은 지난 6월 29일 텔랑가나 주 주도 하이데라바드의 구시가지에서 해외 IS 조직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혐의로 11명을 체포했다.

NIA는 이들이 폭발물로 힌두교 관련 시설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