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주요 테러에 일본인들 잇달아 피해
해외테러정보 수집 등 맡는 '일본판 CIA' 탄력받을 듯

1∼2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식당에서 발생한 테러로 일본인들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자 일본 정부는 충격 속에 정보 수집과 대응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사망자 20명 전원이 외국인으로 파악된 가운데,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의 엔 차관 프로젝트에 종사해온 남성 5명, 여성 2명 등 일본인 7명의 안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출된 도쿄 도내 컨설팅 회사 직원 와타나베 다마오키(渡邊玉興) 씨는 이들 7명과 함께 사건이 발생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이번 사건에 휘말려 부상했지만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휴일인 2일 새벽부터 일본 정부는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새벽 총리 관저로 등청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예정됐던 참의원 선거(10일) 홋카이도(北海道)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했다.

아베 총리는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단호하게 비난한다"고 말하고, 방글라데시 정부와의 연대를 표명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주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현지 대책 본부, 총리 관저에 정보연락실을 각각 설치했으며,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외무성 부(副)대신과 국제테러정보수집팀 멤버를 현지에 파견했다.

일본이 해외에서 테러행위에 목숨을 잃거나 다친 사건이 근년 들어 잇달아 발생했다.

작년 1월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 겐지 씨 등 일본인 2명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살해됐고, 작년 3월 튀니지 박물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서 일본인 관광객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3월 브뤼셀 지하철역과 공항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 때는 일본인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작년 10월에는 방글라데시의 북부 랑푸르 지역 카우니아 마을에서 인력거를 타고 가던 일본인 남성이 괴한의 습격을 받아 살해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 정부 안에 국제 테러 정보를 전담하는 '일본판 CIA(미국 중앙정보국)'를 만드는 방안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작년 12월 발족한 외무성 '국제테러정보수집유닛'을 일본판 CIA 수준의 조직으로 키우는 방안이 집권 자민당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