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총통 당선 뒤 급감…"中 유관기관이 구두지시" 관측

대만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부가 출범한 후 대만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3분기에는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2일 대만 연합보(聯合報)에 따르면 양안 간 여객기를 운항하는 항공사와 대만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의 집계를 종합한 결과 올해 7∼9월 대만을 찾는 중국 관광객 수는 예년의 3분의 2 수준으로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대만행 단체관광객 숫자도 50만∼60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 정부당국은 대만행 관광객 수치의 통제를 무기로 삼아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08년 중국인의 대만 단체관광이 시작된 이래 중국 관광객은 매년 증가 추세였으나 차이 총통이 대만 대선에서 당선된 직후인 지난 3월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상반기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고 자유여행객은 1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차이잉원 정부의 출범을 전후한 5∼6월의 단체관광객 감소율은 30%에 달했다.

대만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직접적으로 단체관광객 축소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고 중국 정부도 대만행 관광객 감소가 시장의 자발적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유관기관'이 웨이신(微信·위챗)이나 구두로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각 지역이 모두 대만으로 향하는 단체관광객 출국자 총수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대만 맞은편의 푸젠(福建)성은 각 여행사에 7∼9월 사이 대만 출국자 총수가 월 143명을 넘지 않도록 지시를 내렸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아울러 2011년부터 중국 47개 도시에서 허용되기 시작한 대만행 자유여행 열기도 확연히 가라앉고 있다.

지난 1개월 사이 중국인의 자유여행 신청은 하루 평균 5천400건로 지난 6개월간의 하루 신청건수 6천250건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