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순방국 파나마·파라과이 대만단교 가능성 제기

첫 해외 순방에 나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귀국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들러 하루동안 '경유 외교'를 펼친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레이몬드 버가트 주대만 미국협회 회장의 안내를 받아 에드 로이스(공화당)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환영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통신이 전했다.

차이 총통은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미국의 각계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하루 동안의 외교 활동을 펼친 다음 8박9일간의 해외순방 일정을 마치고 2일 귀국한다.

그는 첫 순방지인 파나마를 방문하기 전에도 미국 플로리다를 경유함으로써 갈 때와 올 때 모두 미국을 방문했다.

차이 총통은 파나마 새 운하 개통식 참석에 이어 파라과이에서 오라시오 카르테스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항공운송 협정을 체결했으며 파라과이 의회 연설을 통해 양국간 우의 증진과 경협 확대 방침을 밝혔다.

대만은 차이 총통의 파라과이 방문을 통해 파라과이산 소고기 수입량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파라과이 유학생에 대한 대만 국가장학금 지급 인원도 2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차이 총통이 경유외교를 통해 미국과 관계 강화를 추진하며 외교지평을 넓히려 하자 중국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안펑산(安峰山)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차이 총통을 상대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의 인정을 촉구하며 차이 총통 취임 이후 양안간 핫라인을 통한 소통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차이 총통은 파라과이에서 기자들에게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국과 대화를 지속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를 현상태로 유지할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순방 첫날 파나마 운하 확장 기공식에 참석한 차이 총통은 자신의 직함을 '대만(중화민국) 총통'(President of Taiwan< R.O.C>)라고 표기해 '하나의 중국' 인정에 대해 여전히 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추이(邱毅) 전 국민당 입법위원(의원)은 이번에 차이 총통이 순방한 우방 파나마와 파라과이가 곧 대만과 단교를 선언함과 동시에 중국과 수교를 맺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은 과거 대만의 수교국이었던 아프리카 소국 감비아와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등 대만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파나마, 파라과이의 단교설에 대해 대만 외교부는 "관련된 어떤 정보도 없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lovestaiw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