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열성적으로 지지했던 영국 기업인들이 탈퇴 결정 직후 증권시장이 무너지면서 막대한 재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 진영에 기부금을 낼 정도로 탈퇴를 간절히 바랐던 영국 기업인들이 브렉시트 가결 후 증시 폭락으로 1인당 최대 5천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은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창업자인 피터 하그리브스다.

하그리브스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캠페인 당시 탈퇴진영에 320만 파운드(약 50억원)를 기부하는 등 적극적인 탈퇴 지지자였다.

하지만 브렉시트 직후 하그리브스 랜즈다운 주가는 23일 종가였던 주당 1천389파운드에서 2거래일 만에 1천56파운드로 24% 폭락했다.

이후 28∼29일 이틀에 걸쳐 회복하기는 했지만 이 회사 주식의 32%를 보유한 하그리브스가 본 손실은 여전히 총 3억3천만 파운드, 한화로 5천116억원에 달한다.

그는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서 브렉시트를 지지한 것이 아니고 탈퇴가 영국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 것"이라며 브렉시트 지지에는 후회가 없다고 강조했다.

탈퇴 진영에 22만4천 파운드를 기부했던 요식업체 JD 웨더스푼의 팀 마틴 회장도 브렉시트 이후 주가 폭락으로 3천만 파운드 가까이 잃었다.

마틴 회장은 "브렉시트가 경제에 매우 좋을 것이며 시장도 개선될 것"이라며 "워런 버핏의 말대로 만약 주식을 (순간의 등락에 연연하지 않고) 10년간 보유할 생각이 아니라면 10분도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탈퇴 지지자였던 피터 크루다스 CMC 마켓 창업자와 로드 울프슨 넥스트 최고경영자(CEO)의 자산도 각각 3천만 파운드, 1천만 파운드씩 증발했다.

이외에도 쇼어 캐피털의 하워드 쇼어 회장은 400만 파운드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