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파나마운하가 확장 개통되면서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컨테이너의 경우 지금보다 2.6배 큰 선박의 항행이 가능해지면서 일본이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2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운하 확장으로 그간 항행할 수 없었던 대형컨테이너 선박 98%의 항행이 가능해졌다.

특히 가장 큰 혜택을 입는 분야는 미국산 셰일가스를 일본으로 운반하는 탱크선박이다.

세계 해운산업 흐름도 변한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추산에 따르면 확장된 파나마운하를 경유하는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1척당 수송비는 2억5천만엔(약 28억7천만원)이 든다.

소요기간은 25일이다.

이렇게 되면 경쟁 운하인 중동 수에즈운하를 경유할 때의 수송료 4억2천만엔(소요일수 42일)보다 대폭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수송 선박의 회전율도 향상돼 선박회사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 동부연안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대형 선박들은 지금까지는 수에즈운하나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경유하거나 남미대륙 남단을 돌아 항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간이 1개월 이상이 걸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나마운하 확장은 일본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무엇보다 지금까지 통과할 수 없었던 액화천연가스 수송선이 통항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동부연안 각 지역에서는 셰일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LNG의 생산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전력회사나 상사가 참가하는 생산사업도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출하를 시작한다.

일본은 발전연료나 도시가스 원료가 되는 LNG의 세계 최대 수입국이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나 중동에서 수입하는 LNG는 거래량이나 하역 항구를 바꿀 수 없는 등 제한이 엄격한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미국산 LNG는 수입자가 자유롭게 하역할 항구를 고를 수 있게 돼 있고, 남을 경우에는 LNG를 전매할 수도 하다.

LNG시장이 공급자 우위에서 수요자 우위로 바뀌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미국에서 LNG를 수입하는 것을 계기로 경직된 거래 관행을 바꾸어 조달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됐다.

파나마운하의 확장은 에너지의 조달 개혁을 가속화할 수 있는 조건이다.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수에즈운하도 운항하는 선박이 운하 상에서 비켜갈 수 있도록 항로를 복선화하는 공사가 끝났다.

운하의 통과시간을 단축하며 파나마운하를 의식한 통항료 인하도 시작됐다.

구미와 아시아 사이의 물류 수요를 둘러싸고 양대 운하가 항행능력 등을 높이면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이를 이용하는 기업에게 혜택이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