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화 급락으로 中 유학생 연간 800만원 이득
EU 배경 잃으면 유학목적지로서 매력 상실 가능성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인한 영국 파운드화의 급락은 영국 유학생이 가장 많은 중국에는 또 다른 수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등 아시아의 영국 유학 열기는 한층 가라앉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25일 중국 언론은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달러당 10∼20% 하락할 경우 최소 1년 학비가 1만5천 파운드(2천500만원), 생활비가 1만 파운드(1천600만원) 소요되는 중국 유학생들은 연간 2만4천∼4만8천위안(424만∼848만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브렉시트 여파로 전날 영국 파운드화는 장중 10% 가까이 폭락하며 1985년 이래 3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운드화의 위안당 가치도 8.91위안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영국으로 자녀를 유학보낸 중국인들 사이에 파운드화 환전 붐이 일기도 했다.

상당수 학부모는 파운드화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시기를 고르고 있는 중이라고 양자만보(楊子晩報)가 전했다.

이는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유학생들에게도 해당되는 혜택이다.

현재 중국에서 영국은 미국 다음의 유학 목적지로 과거 1∼2년 단기 체류하며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려는 대학원생들에서 초중고 조기 유학생이나 고교 졸업 직후 영국 대학으로 유학으로 오는 학생들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주영 중국대사관이 2012년 밝힌 통계에 따르면 영국에 체류중인 중국 유학생은 9만명으로 영국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유학생이 금전적으로 혜택을 보는 것과 함께 환율변동으로 인해 영국을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버버리 등 중국인들에게 인기 높은 영국 명품 브랜드를 싼값에 쇼핑하려는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영국유학 혜택은 단기에 그칠 전망이다.

영국유학 컨설팅기관인 SIUK 관계자는 "브렉시트는 앞으로 유럽 다른 지역의 학생의 감소라는 직접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영국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학생 정원을 줄이고 중국 학생의 입학 요구 기준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국이 EU에서 이탈함에 따라 영국이 EU라는 배경을 잃으면서 외국인 유학 목적지로서 매력을 점차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런던에서 일하는 20만명 가량의 유럽인이 영국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관측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 유학생들이 프랑스나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나 미국으로 유학지를 옮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중국 유학컨설팅 업체들은 보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영국에 유학보낸 난징(南京)의 류(劉)모씨는 브렉시트 소식이 들리자마자 은행을 5차례 돌며 연간 학비를 환전했다면서 "올해 가을 영국으로 유학을 보냈는데 앞으로 미국 대학으로 다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