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진 위치서비스에 '오키노시마' 표시
3년 전 '공란' 합의 저버리고 해명 요구에 '무답변'

애플이 독도의 행정구역을 '오키노시마'라는 일본의 행정구역으로 단독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애플이 3년 전 독도의 행정구역을 한국이나 일본 중 한쪽으로 표기하지 않고 공란으로 남겨놓겠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

24일 연합뉴스TV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해양경찰이 주최한 '독도 영토 순례' 행사 취재차 독도를 찾은 언론인이 애플의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에는 독도가 일본의 오키노시마에 속해 있다는 위치 정보가 담겨 있다.

애플의 아이폰 사진앱은 촬영 위치 정보를 저장한다.

당시 취재진은 바다 사정이 좋지 않아 독도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섬에서 2㎞ 떨어진 곳에서 촬영했다.

위치 정보로 수록된 오키노시마는 일본 시마네 현에 소속된 행정구역으로 독도에서 동남쪽으로 157㎞ 떨어져 있는 섬이다.

우리나라의 군단위 행정구역으로 일본에서는 다케시마의 상위 행정구역으로 표기되고 있다.

오키노시마 거주민은 울릉도를 왕래하면서 독도에서 불법적인 강치 어업을 했는데, 일본은 이 사실을 바탕으로 일본이 독도를 개척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애플의 일본 행정구역 단독 표기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2013년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독도가 시마네현 소속으로 표기된 것이 확인되자 우리 정부는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 총영사를 통해 항의했다.

이에 애플은 독도 위치를 울릉군이나 시마네현으로 표시하지 않고 공란으로 남기겠다고 밝혔으나,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일본 행정구역만 표기한 것이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글로벌 제조사들은 독도의 표기에 대해 지적을 받았을 때 잠깐 바꿨다가 또다시 원래 표기로 돌려놓는 경우가 있다"며 "이럴 때마다 기업에 항의해서 올바른 표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독도 표기와 관련된 변경 공지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일본 행정구역을 언제부터 다시 표기했는지,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애플은 한국 홍보대행사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해줄 수 없다"고만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