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들은 '초박빙' 예고…금융시장은 'EU 잔류'에 무게
한국시간 24일 오전 윤곽…출구조사 대신 '예측결과' 나올 듯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운명을 가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 오전 7시(현지시간·한국시간 23일 오후 3시) 시작됐다.

등록 유권자 4천649만9천537명이 참여하는 이번 국민투표는 오후 10시(한국시간 24일 오전 6시)까지 영국 전역에서 실시된다.

유권자들은 이날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EU를 떠나야 하는가?"라는 질문 아래 적힌 '남아야 한다(Remain)'와 '떠나야 한다(Leave)'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공식 출구조사는 실시되지 않는다.

다만 여론조사 업체가 투표 참여자들에게 따로 물어 예측한 '예측 결과'를 투표 마감 직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마감 이후 개표가 곧바로 진행돼 이르면 24일 오전 3시(한국시간 오전 11시)께 윤곽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들 예측대로 '초박빙'이면 개표가 끝나는 오전 7시께에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투표 결과는 영국의 미래를 가를 뿐만 아니라 EU의 위상과 지형 자체를 흔들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 찬성은 영국 파운드화 급락과 경기 침체 등 영국 경제 전반에 충격파를 안길 것이라고 영국 정부와 다수의 국제기구가 예상했다.

또 스코틀랜드 독립 재추진과 북아일랜드나 웨일스의 연쇄적인 독립 움직임으로 이어져 영연방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관측했다.

브렉시트 반대 진영을 이끈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국론 분열의 책임론으로 거센 사퇴 압력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탈퇴 결과는 EU 운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국은 독일, 프랑스 등과 함께 EU를 받쳐온 삼각축이다.

또 EU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고, EU 분담금도 독일 다음으로 많이 낸다.

브렉시트 찬성은 국제금융시장에도 영국발(發) 충격을 안기고 세계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국제 금융시장의 중론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는 매우 부정적인 경제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EU 잔류 투표 결과는 세계 경제에 짙게 드리운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걷어내게 된다.

투표일 직전까지 나온 여론조사들의 결과는 찬반이 엎치락뒤치락 달라 살얼음 판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더타임스의 의뢰를 받아 실시,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잔류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51%로 탈퇴(49%)보다 2% 포인트 앞섰다.

데일리메일과 ITV가 콤레스에 의뢰해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잔류가 48%로 '탈퇴'(42%)와 격차를 벌렸다.

JP모건은 최근 브렉시트 관련 여론조사를 분석해 잔류가 근소한 차로 우세라고 분석했다.

이들 조사보다 앞서 22일 발표된 오피니움 온라인조사와 TNS 온라인 조사에서 EU 탈퇴가 각각 45%, 43% 등으로 잔류보다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앞섰다.

20일 공개된 유고브 조사에선 EU 탈퇴(44%)가 2%포인트, 서베이션 조사에선 EU 잔류(45%)가 1%포인트 각각 앞서는 것으로 나왔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