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오는 23일(현지시간) 쌍방 정전에 합의한다고 엘 티엠포 등 현지언론과 외신이 22일 전했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일명 티모첸코로 알려진 반군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가 23일 쿠바 아바나에서 항구적인 쌍방 정전 합의문에 서명하고 50여 년간에 걸친 적대관계를 끝낸다고 밝혔다.

서명식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이 배석한다.

합의문에는 최종 평화협상이 체결된 후 FARC의 무장해제 장소와 방식, 반군의 신변 안전보장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FARC가 작년 7월에 일방 정전을 선언하고 정부가 FARC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며 호응했지만, 쌍방 정전 합의가 도출되기까지 1년 가까이 걸린 셈이다.

유엔은 지난 1월 양측의 요청에 따라 12개월간 7천 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FARC의 무장해제와 쌍방 정전을 감시할 비무장 사절단을 파견하기로 결의했다.

사절단의 구성원은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회원국에서 선발된다.

2012년 11월부터 시작된 콜롬비아 평화협상의 쟁점 중 난제였던 무장해제를 포함한 쌍방 정전 안건이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평화협상이 한층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앞서 토지 개혁과 FARC의 정치 참여, 마약밀매 퇴치, 희생자 보상 등의 안건에 합의한 만큼 정전 안건이 합의되면 평화협정 비준을 위한 국민투표 안건만 남게 된다.

산토스 대통령은 그간 최종적인 평화협정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찬반을 묻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면 반군과의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증세를 하겠다는 발언을 해 평화협상 반대 진영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기도 했다.

산토스 대통령 지난 20일 각료회의를 마친 후 "다음 달 20일까지 3년 넘게 진행된 아바나에서의 평화협상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새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7월 20일은 콜롬비아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날이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지난해 9월 올해 3월 23일까지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지만, 시한을 한차례 넘긴 바 있다.

1964년 FARC가 결성되면서 시작된 좌파 게릴라 조직과 정부군, 우익 민병대 간의 유혈 충돌로 26만 명이 사망하거나 4만5천 명이 실종되고 660여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