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이틀 앞두고 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언론들의 찬반대결도 가열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20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이탈) 지지를 선언하며 유권자들에게 탈퇴에 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텔레그래프는 사설 제목에서 "기회의 세상에서 이득을 보기 위해 탈퇴에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기회의 세상이 완전히 독립한 영국을 기다리고 있다"며 "영국은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고 언어가 세계적이며 법도 신뢰를 받고 공정한 거래에 대한 평판도 세계 최고"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EU의 제약을 떠나 번영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패배주의적이고 영국의 위대한 중상주의 전통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텔레그래프는 일일 발행부수가 50만부 정도이며 영국 내에서 유력한 매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23일로 투표를 앞두고 찬성이나 반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언론 매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6일 사설을 통해 영국의 EU 탈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FT는 "'리틀 잉글랜드'로 돌아갈 때가 아니다"며 "우리는 '그레이트 브리튼'이며 더 번창하고 안전한 세상에 기여하기 위해 잔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디언, 더 타임스, 메일,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 인디펜던트 등도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편에 포진하고 있다.

중도좌파 유력지인 가디언은 "안으로 움츠러드는 분열된 국가가 아닌 세계를 향해 다가서는 단결된 국가를 위해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더 타임스는 지난 17일 '잔류가 최선인 까닭'이라는 기사를 통해 EU에 불만이지만 잔류가 차선이라는 논지를 밝혔다.

이 신문은 "모든 사안을 고려할 때 밖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EU 안에서 개혁을 위한 추동력을 끌어내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진영에는 텔레그래프와 함께 더 선, 선데이 타임스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영국 내 최대부수를 자랑하는 대중지 더 선은 지난 14일 1면에 사설을 싣고 "EU의 독재에서 벗어나자"며 브렉시트 지지를 선언했다.

선데이 타임스는 지난 16일 사설을 통해 "브렉시트와 함께 우리가 험한 길을 가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침착해야 한다"며 "이번 투표는 유럽의 중앙집권화 계획에 제동을 걸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