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이오대와 미국 워싱턴대(미주리주) 연구진이 인간을 대상으로 노화 억제 물질을 투여하는 첫 임상시험에 나선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두 대학은 노화를 억제한다고 해서 ‘장수물질’로 불리는 ‘니코틴아미드 모노 뉴클레오티드(NMN)’의 임상시험을 이르면 다음달 시작한다. NMN은 인간을 포함한 많은 생물의 체내에서 생성되고, 식품에도 포함된 노화 억제 화합물이다.

게이오대 윤리위원회는 조만간 임상시험 타당성을 심사할 예정이다. 윤리위가 승인하면 10명 정도의 건강한 사람에게 NMN을 투여해 안전성을 확인한 뒤 수년에 걸쳐 신체 기능의 개선 효과 유무를 조사한다.

이마이 신이치로 워싱턴대 교수팀 등의 연구에서는 NMN이 노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 ‘시르투인(sirtuin)’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에 NMN을 투여한 결과 노화로 인한 신진대사와 눈 기능 저하 등에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뇨병에 걸린 쥐에 1주일간 NMN을 투여하자 당뇨병 증상이 개선됐다.

임상시험은 두 대학이 공동으로 한다. NMN은 일본 업체가 제조한 것을 사용한다. 연구용으로만 판매하는 NMN 시약 가격은 100㎎당 4만엔(약 44만5000원) 정도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노화억제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한 일본 정부도 이번 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이마이 교수는 “쥐 실험에서 현저한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인간에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며 “신중하게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