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갈등 와중 인도주의 구호지원 명분 축적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의 와중에 중국이 베트남 해상에서 실종된 베트남 군용기 수색을 지원하기 위해 9척의 함정을 파견했다.

중국은 베트남 당국의 요청에 따라 최신 구조전용선 '난하이주(南海救) 101'호를 포함한 총 9척의 함정과 선박을 베트남 군용기가 추락한 통킹만 해역으로 파견했다고 중국일보가 18일 보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방위에 걸친 수색 협조를 위해 중국 해상구호센터 및 중국 해경국이 이미 5척의 선박을 보냈고 중국 해군 역시 4척의 함정을 현지로 파견했다"고 전했다.

이중 '난하이주 101'호는 길이 109.7m에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최신 구조함이다.

국제재판소의 남중국해 영유권 중재판결을 앞두고 외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인도주의적 명분 확보 차원에서 베트남의 지원 요청에 적극 화답한 셈이다.

중국은 최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을 상대로 '남중국해 대오'를 흔들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베트남은 아울러 중국측에 수색범위 확대를 위해 양국 간 합의된 해상경계선의 중국측 해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 중국의 답변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종사를 포함해 9명을 태운 베트남 CASA 군용기는 16일 오후 베트남 북부와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 사이의 통킹만에서 실종됐다.

이 군용기는 지난 14일 부근 해역에서 훈련 도중 추락한 베트남 공군의 수호이(Su)-30 전투기 수색 작업을 벌이던 중이었다.

현재 수천명의 베트남 해안경비대, 국경수비대, 해군, 공군과 함께 어민들도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악천후에 낮은 가시거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트남에선 지난 2년여간 헬기 및 군용기의 추락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은 이에 따라 최신 전투기 구매 계획을 수립하는 등 베트남전쟁(1960∼1975년) 이후 40년만에 최대 규모의 군사력 증강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해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설명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은 사회주의 우방국이면서도 한때 전쟁까지 치렀던 사이이며 최근에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이 최근 일본의 지원을 받아 해안경비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사이 중국으로부터 실종기 수색 지원을 받게 됨에 따라 남중국해 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