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20대에 불과한 전 장관 아들이 국영기업의 요직을 꿰차 '금수저'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베트남넷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부 후이 호앙 전 산업무역부 장관의 아들 부 꽝 하이(29)가 산업무역부 산하 기업들의 주요 보직을 차지한 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 유학을 다녀온 하이는 2011년 페트로베트남 금융투자총공사(PVFI)의 사장에 임명된 데 이어 2015년 베트남 최대 맥주 회사인 사이공비어(SABECO)의 정부 대표 이사이자 부사장에 취임했다.

하이의 아버지는 투자진흥청 부청장, 기획투자부 차관, 공산당 중앙위원을 거쳐 2007년부터 산업무역부 장관을 맡았으며 지난 4월 정부 개각 때 물러났다.

최근 베트남금융투자자협회는 PVFI가 2011∼2012년 2천200억 동(116억 원)의 적자를 낸 점 등을 들어 하이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퇴시킬 것을 산업무역부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하이는 "PVFI의 손실은 그 이전부터 쌓인 것으로, 이를 줄이려고 노력했다"며 "장관 아들이어서 사이공비어 부사장 자리에 앉은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판 당 뚜엇 전 사이공비어 회장은 "당시 대부분 경영진이 은퇴하는 상황에서 젊고 해외에서 공부하고 외국어에도 능통한 적임자가 필요했다"며 "하이를 선임한 것은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쩐 뚜언 아인 산업무역부 장관은 관련 부서와 기관에 하이의 임명 과정을 조사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