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한 노동당 조 콕스(41) 하원의원이 브렉시트(영국 EU 탈퇴)를 주장하는 괴한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EU는 극한 분열로 치닫는 영국의 사태를 우려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영국의 EU 탈퇴를 우려했던 EU 중심 국가들은 콕스 의원의 사망 소식을 극한 대립에서 빚어진 충격, 비극이라고 표현하며 실시간 메인 뉴스로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는 16일(현지시간) 콕스 의원 사망 소식을 인터넷판 메인 뉴스로 올리고 "콕스 의원의 죽음은 비극이다"라고 말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했다.

르 몽드는 이날 사건이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쪽에 유리하게 나온 2건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발생했다며 지금까지 이뤄진 여론조사가 EU 잔류에 유리했기 때문에 이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영국 정치권은 충격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정치적 스펙트럼을 떠나 정치인들이 콕스 의원의 사망에 충격과 공포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하면서 영국 노동당의 새로 떠오른 별이었던 콕스 의원이 짧은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영국에서 정치인에 대한 폭력은 1990년대 북아일랜드 평화협정 이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정치권이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콕스 의원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숨진 현역 의원이다"라고 전했다.

독일 일간 디 벨트지는 콕스 의원이 EU 잔류를 지지했으며 시리아 내전 종결과 IS에 대한 군사적 대응 등을 주장했다고 소개하면서 "조는 더 나은 세상을 꿈꿨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디 벨트지는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충격받았고 슬픔을 느낀다"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의 말도 전했다.

존슨 전 런던시장은 영국 보수당 내에서 브렉시트 운동을 이끌고 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EU 잔류를 호소하기 위한 지브롤터 방문을 취소하면서 브렉시트 캠페인도 중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콕스 의원의 사망으로 23일 브렉시트 투표를 앞둔 영국의 정치적 상황이 더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지 유럽의 정치권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