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지향' 언급 놓고 러시아·이집트 이견 보이기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미국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테러를 강하게 규탄했다.

안보리 회원국들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 공격"이 "성적 지향을 근거로"로 대상을 설정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안보리는 희생자 49명의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테러가 세계 평화와 안보에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번 성명은 미국이 초안을 마련했으며, 회람 과정에서 러시아와 이집트가 '성적 지향'에 대한 언급에 놓고 반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수아 들라트르 유엔 주재 프랑스대사는 이번 성명 채택이 "매우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만장일치에 이르기까지는 논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한편 미국은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공격에 있어 유엔이 단순히 애도와 규탄을 표시하는 것 이상의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프레스먼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것이 유엔 임무의 핵심이 돼야 한다며 이번 공격에 대한 분노가 테러리스트를 비난하는 것만이 아니라 회원국의 성소수자를 보호하는 데로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레스먼 차석대사는 성명에 '성적 지향'이나 '젠더 정체성'이 급될지를 논의할 때마다 격론이 벌어진다며 "존엄성을 지키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어야 하는데 여기(안보리)에선 너무나 자주 어려운 일이 된다"고 꼬집었다.

(유엔본부 AP·AFP=연합뉴스)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