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샌타모니카에서도 12일 성소수자들을 겨냥한 총격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백인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샌타모니카 경찰국은 이날 웨스트할리우드 지역에서의 성소수자들을 위한 'LA 프라이드 퍼레이드' 행사를 앞두고 이들을 겨냥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추정되는 백인 용의자 1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검거된 용의자의 이름은 인디애나 주 출신의 제임스 호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이와 주거지 등 구체적인 신상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샌타모니카 경찰의 백인 용의자 검거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게이 클럽 '펄스'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이뤄졌다. 성소수자 퍼레이드 행사가 열리기 직전이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수상한 자가 지역을 배회하며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주민 신고를 접수하고 불심검문을 통해 백인 1명을 검거했다. 이 백인 용의자 소유의 차량에서는 총기류와 실탄, 폭발물 재료가 다량 발견됐다.

재클린 시브룩스 샌타모니카 경찰국장은 트위터에서 "이 백인 용의자로부터 '성소수자 행진 행사에 위해를 가하려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사울 로드리게스 샌타모니카 경찰국 대변인은 "이 백인 용의자는 경찰의 불심검문 당시 성소수자 퍼레이드 행사에서 친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현재 이 용의자가 찾았던 친구를 수배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백인 용의자를 상대로 총기류를 차 안에 갖고 다니는 이유와 함께 성소수자를 겨냥해 범행을 계획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과의 연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경찰은 전했다.

연방수사국(FBI)과 LA 카운티 경찰국은 용의자 검거 이후 웨스트할리우드 지역에서의 'LA 프라이드 퍼레이드' 행사의 취소를 요청했으나, 주최 측인 LA 성소수자 센터는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했다.

내부에서 50명이 죽고 53명이 다친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위해 행진을 예정대로 하자는 의견이 많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특히 LA 성 소수자 센터는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이 동성애 혐오 범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예정대로 퍼레이드 행사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로리 진 LA 성소수자 센터 대표는 "우리는 이번 총기 난사 사건에 분노한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행진에 나서기로 했다" 며 "성 소수자 증오범죄가 우리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0시 45분에 시작된 퍼레이드에서 참가자들은 "당신들을 위해 행진할 것" "당신들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 행사에는 40만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