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기상청이 올여름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세계 농업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10일 “여름부터 라니냐 현상이 발생해 가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놨다. 미국 해양대기청과 호주 기상청도 올해 라니냐 발생 확률을 각각 75%, 50%로 내다봤다.

라니냐는 적도 지역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와 반대로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적도 지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아지는 현상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적도 부근 태평양 하부 표면 온도와 해수 표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관측됐다.

라니냐가 예고되면서 콩 가격이 크게 뛰어올랐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7월 인도분 콩 선물 가격은 지난 9일 9주 연속 올라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폭우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라니냐로 흉작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라니냐는 미국과 남미 지역에 건조한 기후를 가져오는데, 미국 최대 곡창지대인 중서부 지역의 강수량이 줄면서 콩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르헨티나 홍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콩시장에 또 하나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탕수수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자회사인 BMI리서치의 오렐리아 브리치 상품분야 최고책임자는 “라니냐에 따른 건조한 날씨는 2017~2018년 브라질의 설탕 작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