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막으려고 80% 인상…저소득층 위한 10달러 티켓도 늘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인기 뮤지컬인 '해밀턴'의 입장권 가격이 최고 849달러(약 98만4천 원)로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내년 2∼5월에 '해밀턴'을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소유자에게 예매되기 시작했다면서 최고 좋은 자리인 프리미엄 좌석의 가격은 849달러로 정해졌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까지 프리미엄 좌석이 475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80% 오른 것이다.

또 지난주에 477달러에 판매된 '북 오브 모르몬'(The Book of Mormon)의 기존 뮤지컬 최고 가격 기록도 훌쩍 넘었다.

프리미엄 좌석은 약 200석이다.

일반석(1천75석)의 가격도 지금보다 적게는 20달러, 많게는 40달러 비싼 179∼199달러에서 판매된다.

입장권 가격을 올린 이유는 암표상의 부당 이익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제프리 셀러 프로듀서는 "티켓이 재판매되면서 가격이 뛰고, 이 과정에서 암표상이 막대한 돈을 버는 데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암표 거래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한 결과 암표 거래가 사라질 수 있는 선에서 가격을 정했다"고 말했다.

입장권 가격을 올린 대신 제작진은 저소득층이 '해밀턴'을 관람할 기회를 확대했다.

당일 온라인 추첨으로 10달러에 살 수 있는 티켓을 1회당 21장에서 46장으로 늘렸다.

제작진은 록펠러 재단과 손잡고 매년 뉴욕시 공립학교 학생 2만 명이 10달러에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셀러 프로듀서는 "부자에게 비싸게 팔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혜택이 늘어나는 결과가 된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해밀턴'은 미국 연극계의 아카데미상인 2016년 토니상에서 역대 가장 많은 16개 부분에 후보로 올라 있으며, 내년 1월까지 입장권이 매진됐을 정도로 브로드웨이를 달구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