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가장 존경" 힐러리-워런 티켓 급부상

미국 민주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여성을 지명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방영된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통령 러닝메이트 선정에 대해 "만약 운이 좋아 대통령이 되고나서,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기면 대통령 역할을 해야할 가장 자질 있는 사람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같은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어느 시점에, 어쩌면 이번에, 어쩌면 미래에"라며 배제하지 않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특히 최근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선 여성인 같은 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후보로 거론되는데 대해 "아직 부통령 선정작업을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워런 상원의원은 가장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워런 의원이 러닝메이트가 되면 미 헌정사상 최초로 정·부통령 후보가 여성이 되는 기록이 세워진다.

특히 워런 의원이 '진보의 총아'로 불리는 인물이어서 정치개혁의 열망에 샌더스 의원을 지지해온 진보진영과 젊은층의 표를 끌어안는데 탁월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이 전날 경선승리 연설에서 "미국 역사상 여성이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분 덕분에 이정표에 도달했다"며 여성 대선후보의 '역사성'을 강조함에 따라 '여성-여성 티켓'은 현실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클린턴 전 장관은 라이벌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좋은 부통령이 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고 "기여할 것을 지닌 모든 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이 미 역사상 최초로 주요정당의 대선후보가 된데 대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일의 일부분"이라며 "물론 그것은 상징적이다. 그러나 상징은 중요하며 사람들에게 종종 희망과 행동을 촉발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내가 미국의 대선 후보로 지명된 것은 정말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는 또한 전 세계에도 시그널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지원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가 트럼프와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함께 싸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