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덕분에 우리는 이정표에 도달했습니다."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뉴저지 주 경선 승리 이후 연설에서 자신이 미국 헌정사상 최초로 주요 정당의 여성후보가 됐다는 역사적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장벽인 '유리천장'을 깨는 데 자신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자평하며 자신의 대통령 당선이 역사적인 진보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날 저녁 뉴욕 브루클린에서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클린턴은 "우리는 지금 모두 유리천장 아래 서 있다.

하지만 지금 깨부수지는 않을 테니 걱정 말라"는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꼭 8년 전인 2008년 6월 7일 대선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배를 선언하며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지 못했다"고 말한 것과 일종의 대구를 이룬 말이었다.

8년 전 "여러분 덕분에 (유리천장에) 1천800만 개(경선 득표수)의 금이 갔다"고 말했던 클린턴은 이번에는 "여러분 덕분에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당당히 선언했다.

클린턴이 환하게 웃으며 "미국 역사상 여성이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자 현장에 있던 수천 명의 지지자들은 엄청난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클린전 전 장관은 8년 전 경선 패배선언 때와 마찬가지로 1848년 뉴욕주 세니커폴스에서 여성의 참정권 획득을 위한 미국 최초의 회의가 열리고 소신선언이 채택된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미국 최초의 여권 집회로 기록된 당시 집회에서는 엘리자베스 스탠턴 등 여권 운동가들이 독립선언서의 형식을 빌린 소신선언을 통해 남녀 평등과 여성 참정권의 당위성 등을 천명했다.

그는 "우리 모두 선언에 참여한 이들에게 빚을 지고 있으며 오늘 밤은 우리 모두의 승리"이며, "오늘의 승리는 누구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라 세대에 걸쳐 투쟁하고 희생하고 이 순간을 가능하게 만든 여성과 남성들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미국 사회에는 아직 여성들과 우리가 모두 깨야 할 유리천장이 있지만 깨지 못할 벽은 없다"고 강조하고 "진보는 틀림없이 앞으로 간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몇 년전 작고한 어머니 도로시 로댐을 언급하며 "어머니가 자신의 딸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것을 봤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감성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를 겨냥해 "어머니는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에게서는 절대로 물러서지 말라고 가르쳤는데, 그것은 꽤 옳은 조언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