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카드 외에도 마그네틱 카드 사용 많아 보안 취약"

일본의 일부 금융기관이 외국 신용·체크카드 등을 이용한 국내 금융 기관에서의 현금 인출 한도를 10~20만엔에서 4만~5만엔으로 대폭 낮췄다.

이는 지난달 일본 전역에서 발생한 위조 카드를 이용한 18억6천만엔(약 201억원) 현금 인출 사건에 따른 유사 사건을 막기 위한 조치다.

8일 각 금융기관에 따르면 인터넷 은행인 이네트는 종전 1회 20만엔이었던 1회 현금인출 한도를 최근 4만엔으로 대폭 축소했다.

세븐은행도 10만~20만엔이었던 1회 인출 한도를 5만엔으로 줄였다.

유초은행(우체국) 등 다른 은행도 10~20만엔인 1회 인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금융권은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정책에 맞춰 외국인들이 외국 발행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편리하게 엔화를 출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현금인출기(ATM)를 확충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도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국 편의점에 설치된 1천700대의 ATM에서 약 3시간 동안 18억6천만엔이 위조 카드에 의해 부정 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위조 카드는 모두 남아프리카의 스탠더드은행이 발행한 신용카드 정보가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대형사고가 발생한데는 일본 금융권의 소홀한 보안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신용·체크카드의 정보를 암호화한 IC카드 외에도 복제가 쉬워 보안이 취약한 마그네틱 카드가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부정 인출 사기도 마그네틱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성이 높은 IC카드만을 사용하도록 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모든 ATM을 교체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