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쇼크에 한발 물러선 옐런 Fed 의장…미국 금리인상 9월로 늦춰지나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수개월 내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는 지난달 자신이 한 발언을 거둬들였다. 예상을 크게 밑돈 ‘5월 고용쇼크’의 여파다. 금리인상 시점도 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옐런 의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국제문제협의회 행사에서 “지난달 고용동향에서 신규 일자리 증가폭이 크게 감소한 것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전달보다 일자리가 16만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보다 약 12만개나 적은 3만8000개에 그쳤다.

옐런 의장은 이날 인상 시점에 대한 구체적 힌트 없이 점진적 인상을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하버드대에서 언급한 ‘수개월 내’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대신 연설문에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15번이나 언급됐다. 부진한 수요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 생산성 증가율 둔화, 인플레이션 둔화 등 네 가지를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옐런 의장의 연설에 대해 다음주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향후 지표 개선 없이는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옐런 의장은 다만 미국 경제의 긍정적 요인이 부정적 측면보다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 한 번의 지표에 과잉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며 5월 고용부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신규 일자리 증가를 제외한 시간당 임금상승률 등 나머지 고용지표는 긍정적이며 가구소득이 늘고 주택경기도 견조해 전반적인 경제는 확장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이번 달 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전날 6%에서 4%로 낮췄다. 7월 가능성도 지난달의 절반을 밑도는 27%까지 떨어졌다. 9월 가능성도 49%로 절반을 밑돌았다. 월가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월가의 투자은행(IB) 사이에서도 7월과 9월 인상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증시는 옐런 의장이 미국 경제의 성장을 재확인하면서도 금리인상 시점을 명확히 언급하지 않고 향후 지표를 지켜보겠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급등했다. 이날 3대 지수는 모두 0.5%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S&P500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