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브렉시트' 로 가나…영국 여론 '탈퇴 찬성'으로 쏠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앞두고 탈퇴 찬성 응답이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했다.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는 오는 23일 치러진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ICM은 지난 3~5일 영국인 1741명을 대상으로 한 브렉시트 여론조사에서 탈퇴 찬성 응답이 48%, 반대 응답이 43%였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찬성 측 응답은 1주일 전보다 1%포인트 증가했고, 반대 측은 같은 기 간 1%포인트 감소했다.

다른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1~3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3495명 중 45%가 탈퇴를 희망한다고 응답해 잔류 희망 41%를 앞섰다.

외신은 “최근 8번의 브렉시트 여론조사에서 탈퇴 희망이 5번 우세했다”고 전했다.

민간 연구소인 ‘영국이 생각하는 것’은 5월27일~6월5일 시행한 6개 여론조사 결과를 부동층을 제외한 수치로 환산하면 탈퇴 찬성이 51%, 반대가 49%였다고 분석했다.

근소한 우위를 보이던 잔류 희망은 지난달 말부터 힘을 잃고 있다. 앤서니 웰스 유고브 정치분석팀장은 “공직자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못 하도록 한 일명 ‘푸르다(무슬림 여성이 쓰는 베일)’ 기간이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 등이 브렉시트의 부정적인 면을 지적하지 못하게 된 사이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 등 브렉시트 찬성론자가 여론을 주도했다.

존슨 전 시장은 이날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EU에 남는 것은 위험한 선택지”라며 “영국은 침체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지원하고 이민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수십억파운드를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렉시트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장중 한때 1.1%까지 급락했다. 지난달 16일 이후 최저치다. 23일 투표에서 탈퇴 찬성 측이 승리하면 영국은 정치·경제적으로 혼란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물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렉시트 찬성론자인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2020년까지 EU 회원국 지위를 유지한 채 EU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을 것”이라고 했지만 기업과 자본의 영국 탈출 등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