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봉합 '오바마 효과'…"분열 끝내는 리셋 버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 민주당의 대선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관리들은 며칠 안에 오바마 대통령의 클린턴 지지 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 주 중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지지 선언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민주당 측 관계자를 인용해 지지 선언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5일 클린턴의 경선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클린턴 대선후보 추대 이후 그림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확한 지지 선언 시점과 관련해선 다양한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선언은 클린턴이 7일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6개주 경선에서 승리를 거둬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힌 이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7일은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오바마 후보와 맞붙었던 클린턴이 경선 패배와 오바마 지지 선언 연설을 한 지 꼭 8년째 되는 날이라 상징성이 크다.

오바마 대통령이 8일 클린턴의 고향 뉴욕에서 이뤄지는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라 여기에서 클린턴을 지지한다는 공식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

AFP통신은 백악관이 캘리포니아 등의 경선이 끝나고 늦어도 8일까지 지지 선언을 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9일 밤 방영되는 NBC방송의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에도 모습을 보인다.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과 동시에 참석하는 행사에서 지지 선언을 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공식 지지선언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오바마와 힐러리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국정지지율 50%를 웃도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지지를 선언할 경우 현재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지지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클린턴에게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막말을 쏟아내는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는 했으나 민주당 경선과정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달 들어 오바마 대통령이 각종 연설에서 트럼프의 외교·경제 공약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자 클린턴을 측면 지원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캠페인에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은 경선과정에서의 갈등을 봉합하는 데 '오바마 효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일찌감치 낙점되면서 공화당이 통합된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샌더스가 경선 완주를 선언하며 분열 양상을 이어갔다.

지난 3∼4월 양자대결 여론 조사에서 클린턴의 지지율이 트럼프에 두 자릿수로 앞서다 최근 들어 박빙 양상으로 바뀐 것은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더 단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에 반대했던 샌더스 지지층을 민주당 내에 묶어두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과 샌더스 캠프의 평화적인 조율자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클린턴에 반대하며 샌더스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낸 젊은 층과 당내 반대 세력을 오바마 대통령이 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백악관과 클린턴 지지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선언 순간이 길고 논쟁적이었던 경선과정을 끝내는 '리셋 버튼'과 같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김남권 기자 rhd@yna.co.kr,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