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문제가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 중 하나인 필리핀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해 장외 경쟁을 펼쳤다.
미국, 남중국해서 필리핀 해군과 합동훈련…중국은 어선 단속 완화
미국은 6일부터 닷새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해역 인근에서 필리핀 해군과 연례 합동훈련에 들어갔다. 주필리핀 미국 대사관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필리핀 북부 수비크 만과 팔라완 섬 주변 해상에서 미 해군 구축함 스테덤, 상륙함 애시랜드,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등이 참가한 가운데 합동 해상작전, 상륙강습 훈련, 구난 훈련 등에 초점을 맞춰 이뤄졌다.

훈련 지역은 필리핀과 중국이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을 서쪽으로 마주보고 있다. 이번 훈련은 중국을 겨냥해 미국과 필리핀이 군사 공조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중국은 필리핀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남중국해 영토 분쟁 지역에서 필리핀 어선에 대한 단속을 완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필리핀 민간 연구기관인 정보·국가안보연구센터의 로멜 반라오이 이사는 지난 3주 동안 필리핀 어선들이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 부근에서 조업했지만, 중국 선박에 나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SCMP는 필리핀이 상설중재재판소(PAC)에 신청한 남중국해 분쟁 중재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중국이 필리핀에 관계 개선 손짓을 보내고 있다고 중국 해군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