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타격 입을 수 있지만 中 반격에 한국까지 역풍 우려"
"中 철강 美서 밀려나면 단기이익 될수도…국내유입 등으로 어려움 맞을수도"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華爲)의 대북거래를 정조준하는 등 미-중 양국간 무역분쟁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관련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또 미국 무역위원회(ITC)가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전면 금수를 검토할 근거를 마련하면서 국내 철강업계도 중국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전자업계 "화웨이 타격 받겠지만 중국 반격도 무시 못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전자업체들은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에 북한·시리아·이란 등지로 수출한 5년치 내역 제출을 요구한 데 대해 화웨이나 중국 정부의 대응 등 향후 사태 전개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교적 이슈라서 당장 어떻게 전개될지 알기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우리 업계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1억대 넘는 스마트폰을 팔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일정 정도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국 정부가 앞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 ZTE를 제재했던 것처럼 화웨이에 대한 미국산 소프트웨어·부품 공급을 중단할 경우 화웨이가 예상밖의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일단 삼성전자는 북미시장에서 화웨이와 직접 경쟁하는 상황이 아니어서 가시적인 수혜를 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가 미국 시장은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고 유럽이나 신흥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는데 그쪽은 미국 입맛대로 돌아가는 시장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의 압박이 중국의 반격 등 예기치 못한 '역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IT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국내에서는 이런 식의 압박이 소비자들을 뭉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여기다 중국 정부가 맞불을 놓는다면 한국 업체들까지 미국에 동조하는 것으로 여겨져 반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최근 제기한 특허권 침해소송이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IT 매체 중에는 화웨이가 삼성과의 협상을 위해 소송전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소송이 끝까지 가지 않고 화해로 종결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 철강업계 "단기적으로만 이익 얻을 것"
미국은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서도 보호무역 장벽을 두텁게 쌓고 있다.

상무부(DOC)가 최근 중국산 냉연강판과 내부식성 철강제품(도금판재류)에 각각 522%와 451%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아예 중국 철강제품을 전면 금수 조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근 미국 최대 철강회사인 US스틸이 '중국 회사들이 자사의 생산 기밀을 절취해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를 수용키로 공식 결정했다.

중국은 지난해 1억1천160만t을 수출하는 등 전세계 철강업계의 공급과잉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ITC가 이례적으로 관세법 337조와 관련한 조사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미국이 실제로 중국 철강제품에 대해 전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전문가들은 ITC가 판정을 내리기까지는 1년여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와 관련해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이 중국산 철강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면 우리나라가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크게 유리한 상황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전반적으로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우리나라 철강제품만 예외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는 최근 중국산 내부식성 철강제품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할 때 한국산에도 최대 48%의 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했다.

중국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닐지라도 우리나라 제품의 수출 전선에도 상당한 부담이 가해진 것이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을 몰아낸다면 다음 타깃은 한국·일본이 될 수 있다.

또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중국산 철강제품이 관세장벽이 낮은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올 경우 국내 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지난해 3천650만t의 철강을 수입해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수입 시장 2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미국에 대한 철강수출은 418만t으로, 2014년 589만t보다 크게 줄었다.

올해 4월까지 수출 물량도 125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0% 감소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김영현 기자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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