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장 밖에선 좋은 결과 없어" 비용부담 없는 수혜 불가 경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처음으로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민투표에서 어떻게 할지는 분명히 영국민들에 달린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메르켈 총리는 "예전에도 계속 말했듯이 나는 개인적으로 영국이 EU의 근간(part and parcel)으로 남기를 희망하고 소원한다"고 말했다.

공개석상에서 메르켈 총리가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 국민투표 문제에 대한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BC에 따르면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독일 소식통들은 메르켈 총리가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내놓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에 메르켈 총리는 나아가 영국의 EU 잔류를 압박하는 말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영국과 특히 EU의 새로운 규정들에 관해 이야기할 때 협력을 잘했으며 영국과 함께 이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며 "협상 때마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어야 논의에 영향을 미치기 훨씬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협상에 의견을 낼 수도 있고 그때의 결과는 협상장 밖에 있을 때보다 예외 없이 더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영국이 EU를 탈퇴하고 나서도 EU와 새로운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U 시민권자에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해야 하는 EU 회원국으로서의 제한에서 벗어나면서도 단일시장인 EU 역내 무역의 이득은 계속 취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의 이번 발언은 영국이 단일시장 EU를 위한 책임과 비용을 분담하지 않는다면 그 혜택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메르켈 총리는 "EU 외부 국가들과 수많은 협상을 이끌어 봤지만, 우리는 공동시장의 책임과 비용을 짊어지지 않는 국가와는 결코 똑같은 타협을 끌어내고 똑같이 좋은 결과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EU의 근간으로서 협상 테이블에 정치적 무게를 싣는 것은 우리의 이익일 뿐 아니라 영국의 이익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