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사실상 추방된 김석철 전 주미얀마 북한 대사의 후임자인 정호범 대사(52)가 주재국 임명동의 후 3개월여 만에 신임장을 제정했다.

31일 미얀마 관영 일간 '더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 보도에 따르면 틴 초 대통령은 전날 정호범 주미얀마 북한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신임 정 대사는 한국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서 북한으로 돌아간 김석철 전 대사 후임으로 지난 3월 부임했다.

정 대사는 테인 세인 대통령 재직 당시인 지난 2월 23일 주재국인 미얀마의 임명 동의(아그레망)를 받았다.

그러나 아그레망 이후 통상 한 달 이내에 이뤄지는 신임장 제정이 지연되면서, 아웅산 수치 주도로 지난달 출범한 미얀마 신정부의 대북 기조 변화와 국제사회 대북제재 강화 등이 이에 영향을 미친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왔다.

미얀마 외교부에 따르면 정 대사는 1989년 김일성대 철학부를 졸업하고 1992년 외무성에 들어왔으며, 대사 부임 직전에는 의전 업무를 담당했다.

북한은 지난 3월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정 대사 임명 사실을 발표했다.

한편, 정 대사의 전임자인 김석철은 지난 2007년 북한과 미얀마의 외교관계 복원 이후 계속 대사직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11월 현직 대사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의 특별제재 대상에 지정되고 이어 올해 3월 우리 정부의 독자 금융제재를 받는 단체·개인 명단에 오른 뒤 귀국길에 올랐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