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연료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계와 JX에너지 등 에너지 업계는 수소충전소 설치 및 운영을 위한 공동 출자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정부는 관련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완성차 업체와 JX에너지 이와타니산업 도쿄가스 등 에너지 업체는 수소충전소를 전국에 확충하는 사업을 담당할 공동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 기업은 일본 경제산업성의 ‘수소·연료전지 전략협의회’에서 내년 공동 법인 설립을 목표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다. 수소 압축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도 참가를 유도해 초기 자본금이 100억엔(약 107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공동 출자회사는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고, 운용은 JX에너지 등 에너지 업체가 맡는다. 정부는 출자하지 않고 설치 및 운영 보조금을 지급한다. 각사가 개별 설치하는 충전소보다 많은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일본에서는 도요타가 2014년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 전기차 ‘미라이’를 시판했다. 혼다도 지난 3월 ‘클라리티’를 출시했다. 수소·연료전지 전략협의회는 수소연료 전기차를 2020년까지 약 4만대, 2030년까지 80만대 보급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수소충전소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아 그동안 판매된 수소연료 전기차는 600대 정도에 불과하다.

경제산업성은 3월 말까지 100개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4월 말 현재 78개에 머물고 있다. 충전소는 도쿄 등 수도권에 35곳, 나고야가 있는 주쿄권에 20곳이 모여 있지만 홋카이도나 호쿠리쿠 등 지방에는 한 곳도 없다. 충전소 설치 비용이 4억엔에 달하는 데다 연간 운영비만 4000만~5000만엔가량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2020회계연도까지 160개, 2025년도까지 320개로 늘리기로 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일본 완성차 업체와 에너지 업체가 수소충전소 설치 및 운영 비용을 분담하고 정부도 적극 지원하기로 한 것은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결과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