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러측에 통보…베이징·소치 올림픽 도핑 의혹 뒤이은 파문

러시아 체육계가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도핑(금지약물 복용) 문제로 연이어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조직적 도핑 사실을 폭로한 데 이어 동계·하계 올림픽에 참가했던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러시아 체육계를 당혹게 하고 있다.

도핑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는 것은 새로운 분석 기법에 따라 장기간 보존 중이던 선수들의 도핑 샘플을 재검사하는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28일(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에 참가했던 러시아 선수 8명의 도핑 A 샘플 재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공식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ROC는 도핑 양성반응을 보인 선수들이 3개 종목에 걸쳐 있다고 소개했으나 샘플 B 검사와 징계 절차 착수 이전에 관련 선수들의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OC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에 따라 도핑 검사상의 실수를 피하고자 대회 참가 선수들로부터 A, B 2개 샘플을 채취한다.

두 샘플 모두에서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 징계를 받게 된다.

IOC는 도핑 샘플을 10년 동안 보관하고 있으며, 새로운 분석 기법이 나올 때마다 재검사를 하고 있다.

러시아 스포츠 전문지 '스로르트-엑스프레스'는 이날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여자 해머던지기 선수 타티야나 벨로보로도바(리센코)가 도핑 양성반응을 보인 8명의 선수 가운데 1명이라고 보도했다.

벨로보로도바는 런던 올림픽에서 대회 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했으나 지금은 은퇴한 상태다.

도핑 의혹이 제기된 선수들은 조만간 샘플 B 검사에 불려갈 예정이다.

IOC는 앞서 27일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표본 265건을 대상으로 재검사한 결과 23명의 선수가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적발된 선수들은 6개국 출신으로 5개 종목에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 참가했던 러시아 선수 14명도 도핑 A 샘플 재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샘플 B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A 샘플 양성반응을 보인 12개국 31명의 선수 가운데 절반 정도가 러시아 선수였다.

이달 중순에는 미국에 망명 중인 전(前) 러시아 반(反)도핑기구 고위인사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참가해 입상했던 러시아 선수 최소 15명이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폭로했다.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파문은 지난해 10월 WADA가 러시아 육상선수들이 코치와 당국의 묵인이나 지원 아래 조직적으로 도핑을 했다고 폭로한 뒤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기존 올림픽에서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확인된 선수들은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나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스크바·런던연합뉴스) 유철종 황정우 특파원 cjyou@yna.co.kr,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