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제특허, 독일 제치고 3위로 도약…기업특허 상위 20위내 4곳
경제성장·막대한 R&D 투자에 따른 기술혁신 덕분

중국의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은 그동안 후발주자로 여겨졌던 중국 기업의 반격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중국의 특허출원은 계속해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는 등 압도적인 양으로 '특허 공세'를 퍼붓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전 세계에서 2년 연속 특허출원이 가장 많은 기업에 올랐다.

27일 세계지적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지난해 PCT(특허협력조약) 국제출원은 총 21만8천건으로, 미국(5만7천835건)이 38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어 일본(4만4천235건), 중국(2만9천846건), 독일(1만8천72건), 한국(1만4천626건) 순이다.

중국은 2013년부터 독일을 제치고 3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증가율을 보면 지난해 전체 국제특허 출원수는 전년보다 1.7% 증가한 가운데 중국은 16.8% 증가, 단연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중국은 전년에도 18.7% 증가율을 보이는 등 매년 20%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은 오히려 6.7% 줄었고 일본은 4.4%, 독일을 0.5% 늘었다.

한국은 11.5%나 증가했다.

기업별로 봐도 중국 기업의 활약이 눈에 띈다.

상위 20위 명단에 중국 기업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선두는 화웨이다.

화웨이는 3천898건의 특허를 출원해 2위인 퀄컴(2천442건)과 큰 차이로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

또 ZTE가 3위, BOE가 14위, 텐센트가 20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4위, LG전자가 7위였다.

특히 화웨이는 4세대(G)통신과 운영 체계 등 스마트폰 핵심기술 관련해 5만377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화웨이와 교차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연간 수억 달러 규모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한때 짝퉁의 대명사로 통했던 중국의 작은 기업이 특허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견주게 된 것이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는 최근 "지식재산권 핵우산을 만들었다"며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장과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에 따른 기술혁신 덕분이다.

과거 해외 기업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던 중국 기업들이 이제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다진 입지를 굳히고 다른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더욱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본적으로 특허를 선점하면 자사 신규 진출 사업에 활용하고 경쟁사를 견제하는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특허의 양이 질적 수준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가 가진 위력도 무시할 수 없다.

특허권 분쟁심판에선 원천특허뿐만 아니라 관련 특허를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도 변수로 작용한다.

송상엽 한국발명진흥회 지식재산중개소장은 "양적으로 많은 특허를 확보하고 있으면 그 자체로 공격하거나 방어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중국에서 분쟁을 제기한다면 상대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특히 중소기업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된다"고 말했다.

중국까지 가세한 국제 특허전쟁에 우리나라 기업도 한국보다 미국 특허에 집중하는 등 분쟁 대비하고 있다.

애플과 혹독한 특허 소송을 치렀던 삼성전자는 특히 미국에서의 특허 취득에 집중, 지난해에만 5천여 건을 등록하는 등 미국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취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