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 중국인 관광객 쇼핑규모 축소와 엔고에 악영향

한국의 서울 명동처럼 일본을 대표하는 도쿄 긴자(銀座)거리의 점포용 빌딩 시장에 경기 둔화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아직 긴자 지역 점포 수요는 탄탄한 편이지만, 임대료 상승세가 주춤하고 일부에서는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빌딩 중개업체 '간베토지건물'(도쿄도 시나가와구) 담당자는 니혼게이자이에 "긴자지역이라고 해도 고전하고 있는 빌딩도 있다"며 같은 긴자에서도 점포용 빌딩 수요에는 분명히 온도차가 있다고 소개했다.

유명점포가 줄지어 있고 임대료도 비싼 긴자 주오도리도 건물 1층 200㎡ 임대료가 3.3㎡당 40만엔(약 429만원)으로 1년간 제자리걸음을 했다.

주오도리 길가의 임대료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뒤 줄곧 상승세였는데 최근 상승세가 꺾였다는 것이다.

부동산서비스회사 CBRC 측은 "고액의 임대료 물건에 대해 입주하려는 업체들이 (하락을 기대해)상황을 지켜보자는 자세가 강해졌다"고 밝혔다.

긴자의 임대료 상승세가 꺾인 데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소비를 줄인 영향이 있었다.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올 1~3월 외국인 여행자 1인당 소비액은 16만2천엔으로 이전 3개월에 비해 5.4% 줄었다.

구매품이 고액명품에서 싼 의약품, 화장품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엔고로 외국인 관광객의 엔화 표시 구매력이 떨어진데다 일본 상품을 마구 사들이던 중국인의 '바쿠가이' 구매패턴이 중국당국의 관세 인상으로 바뀐 점이 외국인의 소비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일 외국인 소비의 둔화는 긴자지역 전체로 퍼지고 있다.

도큐부동산의 '도큐프라자긴자'에 3월 개점한 한 고급브랜드 점포는 찾아오는 고객 가운데 실제로 물건을 사는 고객의 비율이 하락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일본 안팎에서 긴자 부동산에 대한 투자의욕은 여전히 강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임대료 상승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뉴욕과 런던 등 상업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긴자의 임대료 향배가 주목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