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이메일 규정위반 감사보고서 거론하며 '대선 포기' 가능성 제기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5일(현지시간) 민주당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낙마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무부 감사관실이 이날 '이메일 스캔들'에 휘말려 있는 그녀가 국무장관 재직 당시 주고받은 이메일 기록을 전부 국무부에 제출하지 않은 채 국무부를 떠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보고가 나온 직후다.

트럼프는 이날 캘리포니아 주 남부 애너하임에서 한 유세에서 "그녀에게 오늘 좀 나쁜 소식이 있었다. 감사보고서가 아주 좋지 않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나는 힐러리와 경쟁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치광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와 할 수도 있다"며 "그는 미치광이다. 하지만 좋다. 우리는 미친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이 낙마하면 "조 바이든 부통령이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끼어들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결국 국무장관 재임 중 사설 이메일을 사용한 '이메일 스캔들'에 발목이 잡혀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대적인 '이메일 스캔들' 공세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발언들이다.

이어 트럼프는 "힐러리는 대통령이 될 기질을 갖지 못했다. 판단력이 나쁘다. 끔찍하게 판단력이 나쁘다"며 "이라크 전쟁이나 리비아나 완전히 재앙이었다. 벵가지 사건과 (벵가지 사건에서 숨진) 우리의 대사가 기억나는가. 이 모든 것이 힐러리 클린턴 때문"이라고 공세를 폈다.

그는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 않지만, 만약 힐러리가 이기면 혼란만이 있을 뿐이고, 오바마 행정부가 4년 연장될 뿐"이라며 "우리나라와 시스템은 그것을 감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2008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새벽 3시에 긴급 전화를 받을 수 있다'고 한 광고를 거론하며 "그녀는 자고 있었다. 수만통의 이메일과 전화가 걸려왔지만 그녀는 자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잠을 많이 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