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협약 안지켜 터키 위험"…EU-터키 협정 더 혼란

터키에서 그리스에 넘어온 시리아 난민을 터키로 돌려보내지 말라는 취지의 그리스 법원 판결이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B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레스보스 법원은 터키 정부가 제네바 협약(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에 따른 난민들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판결 사유로 들었다.

법원은 "난민을 터키로 돌려보내는 것이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리스에 온 난민을 터키로 송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난민송환협정은 혼선을 더하게 됐다.

지난 3월 유럽연합(EU)과의 협정에 따라 터키는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 중 망명 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기각된 이들을 다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대가로 터키는 EU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터키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요건 완화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또 터키의 EU 가입협상도 서둘러 진행하기로 약속을 받았다.

협정이 체결된 뒤 지금까지 그리스에서 터키로 돌아간 난민은 4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EU 관계자들은 터키가 난민 인권을 존중할 때에만 난민 송환이 법적인 효력을 지닐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난민들이 터키에서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증언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터키에 온 난민들은 노동권이나 의료권은 물론 가정생활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는 많은 시리아인이 이를 견디지 못해 내전과 극단주의 무장세력으로 고통을 받는 시리아로 되돌아갔다고 보고 있다.

앰네스티 독일 지부장 벤첼 미칼스키는 "우리는 터키가 제네바 난민협약에 서명하지 않아 난민에게 안전한 국가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들에게 근로 규제를 완화하고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겠다는 터키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판결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