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미국의 산업혁신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환자가 의사를 선택하는 원격진료 시스템이 도입되고 자율주행 화물트럭도 조만간 도로를 달릴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헬스케어 서비스업체 아메리칸웰이 기업형 원격진료 서비스 ‘익스체인지’를 선보였다고 18일 전했다.

미국은 현재 원격진료가 40개주 이상에서 허용된다. 아메리칸웰도 약 1000만명에게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익스체인지는 환자가 치료받길 원하는 의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병원과 소비자가 모두 참여하는 마켓플레이스(장터)로 기존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다.

아메리칸웰을 창업한 로이 숀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대형병원이 자체 브랜드를 걸고 원격의료 시스템에 참여하고, 환자도 자신이 원하는 의사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자들이 진료서비스를 평가하고 추천할 수 있어 ‘의료쇼핑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리블랜드클리닉 등 대형병원과 CVS헬스 등 약국체인이 익스체인지 시스템 참여를 결정한 상태다.

NYT는 원격의료가 대면진료를 위축시키기보다 의사와 환자의 접촉을 늘릴 것으로 관측했다.

자율주행 승용차보다 자율주행 화물트럭이 먼저 상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NYT 등은 15명의 구글 출신 엔지니어가 지난 1월 설립한 자율주행 트럭개발회사 오토(Otto)가 조만간 상용화를 위한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연간 7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트럭시장을 겨냥한 오토는 지금까지 3대의 트럭으로 1만마일 이상의 자율주행시험을 진행해왔다.

승용차에 적용하는 레이저센서 기술은 대당 7만5000달러에 이르는 비용이 들지만 트럭은 이를 1만5000달러로 낮춰 경쟁력이 있다고 두 신문은 전했다. 트럭이 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만큼 보행자를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높은 차체 덕에 카메라 시야가 넓어 센서기술을 적용하기가 쉽다는 설명이다.

NYT는 다만 자율주행 트럭이 상용화되면 미국 전역에 걸쳐 약 300만대에 달하는 화물트럭 운전기사 일자리와 관련 서비스업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토 창업자 레반토우스키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기사를 대체하기보다 지원하는 쪽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로 여건에 따라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자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며 “운전자가 자율주행 시스템에 맡기고 몇 시간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