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동차업계 전체 신뢰 추락 위기…정부, 연비조작 여부 전면점검

"일본 자동차 업계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에 이어 일본의 대표적 경자동차 메이커인 스즈키의 연비조작 문제가 18일 불거지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도요타자동차로 대표되는 고품질, 신뢰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도요타자동차는 이미 전세계 판매량 1위라는 철옹성을 구축한 상태다.

닛산자동차도 프랑스 르노와의 제휴로 도요타, 폴크스바겐, GM에 이어 글로벌 4위에 포진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미쓰비시차의 연비 조작 사태가 터지며 세계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계는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이에 닛산자동차가 미쓰비시차를 계열사로 편입하며 사태 수습을 도모하는 시점에서 스즈키의 연비조작 문제가 터져나옴에 따라 일본 자동차업계는 국제적인 신뢰도가 추락하며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미쓰비시차의 경우 연비를 좋게 보이기 위해 경자동차 4종류의 연비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25년 전인 1991년부터 위법적인 방법으로 연비 데이터를 정부에 제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스즈키도 미쓰비시차와 마찬가지로 법령에 규정된 연비 측정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지금까지 파악된 것으로는 스즈키는 미쓰비시차와는 달리 직접적인 자료 조작은 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비자를 기만해왔다는 점에서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미쓰비시차와 스즈키 외에도 닛산자동차가 한국에서 배기가스 조작 파문에 휩싸이는 등 일본 자동차업체의 도덕성은 일본 내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이미 크게 손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쓰비시차의 데쓰로(相川哲郞) 사장의 사임설도 잇따라 현지 언론에 보도되는 등 충격은 확산 일로에 있다.

일각에서는 마스코 오사무(益子修ㆍ67)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사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일련의 사태가 일본 자동차업계의 명운을 가를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각 업체에 대해 연비조작이나 부정 측정 여부에 대한 자체 조사해 이날 중으로 보고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아울러 국토교통성은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연비 측정 방법도 전면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뒷북 대응이란 비판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