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원 매체에 현 경제정책 긍정 평가 기사 잇따라
경제정책 놓고 시-리 갈등 수면위로 드러나…새 국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경제 정책을 비판한 데 대해 리 총리가 공개적으로 반박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국무원이 운영하는 중국정부망(中國政部網)은 16일 중국의 현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의 기사 3건을 잇따라 내보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18일 보도했다.

해당 기사들은 중국의 현 경제가 '어느 면에서 안정됐다.

','어느 면에서 안정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

', '어느 면에서 개선되고 있다'는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베이징(北京)의 소식통들은 해당 기사들이 표면적으로는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논평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지난 9일자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실린 '권위있는 인사'의 인터뷰기사에 대한 반박이라고 해석했다.

리 총리가 관장하는 경제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권위있는 인사'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며, 시 주석이 이를 승인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리 총리가 중국정부망 기사를 통해 자신의 경제 정책에 불만을 품은 시 주석에 대해 반격에 나서 시 주석-리 총리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강연에서 리 총리 경제팀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최근들어서도 현 경제 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는 16일 중국 공산당의 최고 경제정책 결정기구인 중앙재경영도소조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리 총리를 배석시킨채 현 경제정책에 대해 직접 쓴소리를 했다.

이와 관련,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시 주석이 리 총리가 주로 담당하는 경제 정책의 주도권도 확보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리 총리는 지난달 쓰촨(四川) 지진 현장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날뻔해 암살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중화권 매체들은 존재감이 약했던 리 총리가 최근 시 주석 퇴진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이 나온 이후 용기와 저력을 보이며 시 주석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다는 보도들을 쏟아냈다.

베이징의 지도자 집단거주지인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민심 불안을 계기로 권력투쟁이 개시됐다면서 올여름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그렇지 않고 늦으면 내년 가을 제19차 당 대회에서 그 결과가 드러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은 2기 집권에 시작되는 19차 당대회에서 리 총리를 권력 서열 3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상무위원장으로 밀어내고 자신의 측근을 총리에 기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sdcho@yna.co.kr